[머니투데이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 일등주만 상승..더~러운 증시?]
시장이 참 더럽게 움직인다. 주가가 하락할 때 나의 포트 수익률이 같이 하락하는 것은 그리 속상한 일이 아니다. 시장이 하락하는데...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보다 나의 포트폴리오가 시원치 않은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아예 시장은 상승하는데 나의 포트에 있는 종목들만 하락한다면 그것은 더욱 견디기 힘들어지게 된다.
요즘 시장은 몇 개의 종목만이 집중적으로 상승을 하는 극한의 차별화 장세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들이 적응하기 힘든 시장이다.
일반적인 개인과 프로는 매번 거래에서 양적인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에서 프로트레이더와 개인들의 퍼포먼스는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시장이 횡보를 하거나 혹은 몇 개의 종목만 상승하는 이런 독특한 시장에서는 차이가 확 벌어지게 된다. 오늘은 이 문제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논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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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것만 내려가지요?
나름대로 워낙 꼼꼼하게 정리를 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글을 써왔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시장에 대한 질문 전화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한다.
"지금 이 종목이 왜 떨어지는 겁니까?"
"뭐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파는 사람이 좀 많아졌네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한 2~3년 푹 가지고 있으면 오르겠지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왜 굳이 2~3년 움직이지 않을수도 있다는 각오를 하시면서도 그 종목에 미련을 갖고 계시는지요?"
"고점에서 너무 많이 내려와서요. 너무 많이 빠져서 계속 물을 탔더니 비중도 많아졌네요."
아주 속상한 일이다. 필자가 투자자들과 함께 한 시간이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가 바로 이런 점이다. 아무리 설명을 드려도 이런 독특한 환경에서 자신의 포트에 발빠른 변화를 주는 것에 대해서 여전히 많은 분들이 잘 따라와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나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에게 이런 환경의 변화는 더욱 가혹하다. 전쟁 이후 어려운 삶을 살아오시는 과정에서 10원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일단 손해 본 종목에 대한 교체를 설득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차별화 장세의 원인
그럼 왜 이렇게 차별화가 심각한 시장이 되었는지 그 원인부터 살펴보자.
많은 분석가들이 오르는 종목에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특별히 잘난 곳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IT 자동차로 대변되는 선도 업종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따지고 그들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굳이 설명하려 한다면 그 주장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IT의 경우 상승률 상위 10개의 종목에서 연초대비 상승률이 80%를 넘고 있다면 같은 IT 중에서도 차별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히 잘났기도 하지만 잘난 것만 가지고는 이런 독특한 환경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요즘에는 한술 더 떠서 오르는 종목만 오르기도 하지만 내리는 종목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하락만 한다는 것이 더욱 문제다.
이런 현상은 주식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품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달러화의 상승세가 진행이 되는 동안 당연히 실물자산의 가치가 하락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니켈도 내리고 구리도 내렸다. 유가는 지난 8영업일 동안 7영업일이 내렸다. 그런데 같은 상품 중에서 오로지 금은 매일 오르기만 한다.
혹자는 유로존의 문제로 인해 안전자산의 선호도가 커져서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시장의 위험도를 잘 보여주는 EMBI 스프레드나 혹은 VIX 등의 움직임을 보면 금값이 치솟을 정도로 시장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단지 그냥 시장의 돈이 금으로 몰릴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차별화의 이유를 분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다.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액션을 이끌어내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발단은 외인들의 생각에 변화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외인들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연초대비 11조원이나 매수를 했었다. 하지만 남유럽 사태에서 돈이 필요해진 외인들은 단 6영업일 만에 2조 6천억 원의 매도를 집중하기도 했었는데...그러니까 4개월 이상 꾸준히 매수만 한 것 중에서 거의 1/4을 단 몇 일만에 매도로 집중하면서 이런 차별화 장세가 시작된 것이다.
좀 더 보충 설명을 해보자. 지금까지 연초 이후 외인들 말고는 매수하는 주체는 없었다. 그런데 외인들이 매도로 전환을 했다면 이제 시장에 대한 선택권은 기관들에게로 넘어가게 된다.
그런데 기관투자자들 역시 환매요청으로 자금 사정이 시원치 않다. 생각 같아서는 외국인들이 매도하는 종목을 모두 다 매수해주고는 싶겠지만 그럴만한 실력이 못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수방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있는 돈 가지고 효율을 극대화해야만 할 것인데...외인들이 매도하는 대형주를 받아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그 종목에 굳이 있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덩달아 매도를 하고 일단 현금화 시킨 돈을 가지고 몇 개의 종목에 집중하는 소위 "선택과 집중"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근 시장의 동향을 잘 보면 포스코나 삼성전자 등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수를 했었던 소위 우리나라의 대표종목들이다. 외인들이 3조 가까이 매도를 했는데 과연 어떤 종목을 매도 했을까?
당연히 지금까지 좋다고 생각해서 더 많이 가지고 있었던 종목일 것이다. 즉 대형주들 중에서 선택받지 않은 종목은 이래저래 외인과 투신의 매도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대형주들은 더 특별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포스코가 삼성전자보다 더 나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인수 합병이라고 하는 이벤트가 헤지펀더들의 매도를 부추겼기 때문일 것이다. 헤지펀드의 종류가 많지만 그 중에 절반은 시장 중립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무위험 완전 수익을 추구하는데, 그 일반적인 케이스 중에 하나가 바로 인수 및 합병을 계획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피인수 법인을 매수하고 인수법인 즉 포스코를 매도해서 무위험을 취하는 전략이다.
지금 포스코가 외인들의 매도를 집중해서 받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하이닉스에 대한 외인들의 매도 역시 비슷한 케이스가 된다. 아마도...CB 발행에 대한 아비트리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CB를 발행하는 회사에 대해 CB를 매수하고 본 종목을 매도할 경우 시장이 상승하거나 하락에 무관하게 위험을 제거한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이 하이닉스의 경우 기관들이 매수를 해주는 편이라서 하락이 좀 덜했고 포스코는 대형주인데다가 특별한 모멘텀이 없고 달러의 초강세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하락 등 악재가 중첩되어 있으니 기관들의 동반매도가 집중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외인들의 갑작스러운 태도의 변화가 5월 들어 시장의 색깔을 바꾸어 놓았다. 지금까지 외인들이 지금까지 좋아했던 많은 주도 종목들이 갑작스레 매도로 돌변되었고 그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노출된 몇 개만 상승하는 시장이 전개 되었던 것이다.
차별화 장세의 이유는 또 있다. 요즘 한 참 각광을 받고 있는 투자자문사도 심각한 차별화 장세에 하나의 역할을 했다. 지난 2007년에는 미래에셋으로 자금이 대거 몰린 적이 있었다. 미래가 사면 주가는 올랐다.
수익률은 곧 현금을 부른다. 뭔가를 매수해서 수익이 나게 되면 더 많은 돈이 들어오게 되었고 이 돈들로 인해 또 종목을 매수해야 하므로 주가는 연일 상승하게 된다. 그런 현상이 이번에는 자문사 랩이라는 것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현재 상위 7개 자문사 랩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은 제일모직 삼성전기 하이닉스 엘지화학 LGD 현대차 기아차 한국타이어 등이다.(약 33개 종목을 집중 매수 중)
이들을 매수해서 수익이 높아지면 더 많은 돈들이 들어가게 되고 또 그 돈들은 이런 종목을 재 매수하게 되므로 주가는 더 오른다.
필자 역시 자문사 랩으로 이렇게 많은 돈들이 모일 줄 몰랐는데 이미 수탁고가 1조원을 넘겼다고 하니 무척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크고 작은 원인들이 있겠지만 대략 위 두 가지의 원인이 현재 차별화 장세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럼....별거 아니네...한도 끝도 없이 오르거나 내리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거론했듯이 이런 현상은 지금이 처음이 아니다. 아마도 당분간 가는 종목만 오르고 하락하는 종목은 계속 하락만하는 현상은 과거 2007년처럼 좀 더 지속될 공산이 크다.
-차별화 장세는 좀 더 이어진다.
특히 이런 현상이 집중되게 되는 시기에는 두 가지의 심리적인 이유로 인해 극심한 편중화가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
첫째...일단 개인 측면에서의 심리적인 이유가 있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많이 빠진 종목이 더 기회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빠진 종목으로만 몰리게 된다. 게다가 언젠가 기다리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하락한 종목들일수록 개인투자자들의 물량으로 바글바글하다. 아쉽지만... 이런 종목은 저평가 되었다고만 상승하지 않는다. 종목의 가치는 누군가가 사야만 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기관투자자들도 개인들의 매수세로 인해 바글바글한 종목을 매수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시장이 효율적이라지만 누구도 사주지 않는 종목이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필자는 < 유진 파마 > 박사가 지금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보라. 개인들은 조금만 오르면 매도하기 바쁘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런 개인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효율성도 중요한데 개인들이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선뜻 매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효율성이라는 것은, 1억 원을 투자해서 얼마의 수익을 낼 수 있는냐를 의미한다. 기관들이 돈이 풍족하게 있다면야 이것저것 골고루 사겠지만 가뜩이나 돈이 없어서 몇 개 종목에 집중해야 하는 기관들이 과연 개인들이 바글대는 종목에서 수익 내자고 들어갈 이유는 없다.
조금만 오르면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받아 내 가면서 주가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몇 배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잘 보면...지금 오르는 종목들은 이미 거의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이익실현이 끝난 종목들이다. 많은 물량이 파킹되어 있어 매수 주문을 넣기만 하면 그대로 쑥쑥 주가가 오른다.
역지사지...남의 사정이 되어보면 간단하게 이유를 알 수 있다. 만약 여러분들이 기관투자자라고 생각해보라. 사면 사는데로 주가가 오르는 종목과 사면 약간 오르다가 개인들 폭탄 맞아 하락하는 종목 두 개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단지 저평가 되었다고 후자를 선택하겠는가?
두 번째...기관투자자 측면에서도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다.
지금 자문사나 기관들은 호랑이 꼬리를 잡고 있다. 호랑이 꼬리를 잡으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열심히 뛰던지 아니면 꼬리를 놓고 잡혀 먹던지...
자문사들에 돈이 몰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이들은 보유 종목을 쉽사리 매도할 수 없다. 그들의 행적은 모두 드러나게 되며 매도하는 순간 매물이 일시에 몰려 급락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만 해도 주요 자문사의 계좌에 비중을 거의 대부분 알고 있다. 비중이 작아지는 종목은 물론 즉각 매도할 생각이다. (리스트는 공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금 주도적으로 오르는 종목이라고 해봐야 몇 개 안된다. 거의 그것들이다.)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어디 한 두 사람일까?
그러니 매도도 못하고 주가가 오르더라도 계속 매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개인투자자들이 과도하게 매수를 해 놓은 종목은 기관투자자들의 무관심 속에 시세가 뜸할 수밖에 없고 또한 기관은 기관 나름대로 제한된 자금을 가지고서는 매수하던 종목만을 매수할 수밖에 없으니 당분간 이런 극심한 차별화 장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략=어찌할까? 지금이라도 팔고 오르는 종목에 편승해볼까?
아니면 정말 누구처럼 2~3년을 보유할까?
그것은 잘 판단을 할 일이다. 필자는 먼저 종목별로 진맥을 좀 해두고 구분을 하라고 권고하고 싶다. 진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비중이다. 아무리 많이 내려가서 저평가 상태가 심하다고 해도 결국 개인들이 놔줘야만 그 종목이 간다는 것을 명심하자. 개인 물량이 디글디글한 종목은 지하실을 파고 들어간다고 한들 누구도 찾지 않는다.
개인들이 놔준다는 것은 거래량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하루에 조금씩 거래량도 별로 터지지 않고 찔끔 찔끔 내려가는 중이라면 빨리 포기하자. 아직도 한 참을 더 내려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기관과 달리 개인들은 주로 받쳐놓고 매수하는 편이다. 그래서 개인들만의 거래가 지속되는 경우 거래량이 터지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런 이유로 거래량이 없다는 것은 곧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조차 없는 종목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종목은 일단 매도 후 좀 더 역동적인 종목으로 옮겨가기 바란다.
하지만 이미 한참을 내려온 종목이 거래량이 터지고 음봉이 주로 발생을 하는데 왠지 더 이상 주가의 하락이 심각하지 않고 단지 변동성만 증가하는 상황이라면 그런 종목은 좀 더 가지고 있기를 권고한다. 더더욱 여러분들을 실망시켜 여러분들의 물량을 털어낸 이후 다시 상승으로 전환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속상하지만 꾹 참고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또 한 가지 권고할 것은, 이미 너무 가파른 속도로 상승하는 종목에는 좀 더 신중을 기해서 접근을 하기 바란다. 특히나 양봉이 지속적으로 나오는데 거래만 터지고 더 이상 상승이 크지 않은 종목들은 이제 서서히 호랑이 꼬리를 놓으려는 종목일 가능성이 높다. 괜히 남의 떡이 맛있어 보여 이런 종목을 덥석 물려다가는 호랑이에게 오히려 물리게 되는 낭패를 보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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