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은 현존하는 식생물 가운데 가장 완전에 가까운 식품이다. 일단 맛이 좋다. 콩을 원료로 가공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부드럽다. 게다가 신체에 이로운 영양이 가득한데다 살찌지 않는다는 결정적 장점도 있다. 그 완전식품 콩 요리가 맛있는 식당 몇 곳을 찾아가 보았다.
십수년 전에 광주 남쪽에 있는 송광사에 다녀온 적이 있다. 송광사 스님들이 대놓고 고기를 먹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스님들이 고기를? 해서 이곳저곳에 수소문 한 결과 '일단 육고기는 아니며, 정 궁금하면 가서 눈으로 보고 맛을 보라'라는 결론을 내렸다. 송광사까지 가서 확인한 결과 그 고기는 '밭고기'였다. 식물인 콩이, 육고기의 주요 성분인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다는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만든 음식인 것이다. 콩의 성분 가운데 우리 건강에 작용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소플라본 isoflavon'과 '레시틴'이다. 두 가지 모두 노화방지와 질병예방에 깊은 관여를 해준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우리 몸의 자족 기능을 활발하게 만들어줌으로써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신종 플루, 가을독감, 겨울감기... 건강을 기준으로 볼 때는 심란하기 만한 2009년 11월, 콩 요리 자주 먹어 몸도 가볍게, 면역력도 쑥쑥 키워보자.
▶청국장
진주청국장
한국음식 중 가장 강렬한 향기를 갖고 있는 청국장은 호불호가 확실히 나뉘는 음식이다. 메주콩을 더운물에 불려 뜨거운 곳에 두어 발효시키는 된장의 한 종류인 청국장은 발암물질을 감소시키고 몸속의 독소를 배출시키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음식이다. 대부분 찌개로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특한 향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외국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진주청국장은 여의도에서부터 청국장과 한정식의 조화를 선보이며 많은 단골을 보유하고 있는 청국장 전문점이다.
최근 양재동으로 이전하여 청국장의 고급화를 선두하고 있는 곳이다. 청국장을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키는 시간 조절과 천을 덮어 주는 노하우로 만들어 청국장 특유의 냄새를 많이 줄여 젊은층에 어필하고 있다.
국내산 콩을 이용해 만든 부드러운 청국장은 걸쭉하고 진한 맛이지만 먹고 난 후에도 깔끔하다.
또한 유기농으로 재배한 검은콩으로 만든 청국장은 더욱 특별하고 진한 맛을 선사한다. 정갈한 나물과 야채, 고기 등 한정식 스타일로 함께 즐기는 청국장은 더욱 고급스럽고 깔끔하다.
info
메뉴 : 서리태콩 청국장 8000원, 청국장찌개 6000원, 정찬 1만2000원, 선찬 1만7000원
영업시간 : 11:00~22:00
주소 : 서울 서초구 서초2동 1365-22번지 원효빌딩
찾아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양재역 1번 출구 앞
문의 : 525-6919
▶두부
오수흑두부
뽀얀 색깔, 말랑말랑한 감촉을 가진 두부는 우리나라 음식에 대부분 어울리는 식재료로 찌개, 부침, 조림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콩을 곱게 갈아 짜낸 콩물을 굳혀 만든 두부는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릴 만큼 풍부한 단백질 덩어리다.
또한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제품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알던 두부를 조금 특별하게 만드는 곳이 바로 오수흑두부다. 두부는 하얀색이라는 공식을 뒤엎고 검은 콩과 검은 깨로 만든 두부를 만드는 곳이다.
일반 두부보다 진한 향과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흑두부를 두툼하게 썰어 구운 흑두부구이는 고기 못지않은 포만감을 준다. 이곳의 대표메뉴인 흑두부 보쌈은 흑두부와 돼지고기를 함께 보쌈정식으로 만든 것이다. 흑두부와 돼지고기는 굴과 버무린 겉절이와 함께 먹으면 일반 보쌈보다 특별한 담백함을 만날 수 있다. 흑두부를 상추가 아닌 김에 싸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니 확인해 보자. 확실히 향과 맛이 진하고 콩 특유의 비릿한 맛이 없어 두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도 먹기 편하다.
info
메뉴 : 흑두부보쌈 2만8000원, 3만8000원
영업시간 : 11:00~22:00
주소 :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3
찾아가는 길 : 인사동길 수도약국 골목으로 50여 미터 직진 후 골목으로 우회전
문의 : 735-5255
▶순두부
두리원손두부
두부는 손이 꽤나 많이 가는 제품으로 재료의 품질이 맛의 전부를 결정지을 만큼 원재료가 중요하다.
두리원손두부는 충주 종갓집에서 먹던 방식 그대로 콩이나 밑반찬에 쓰이는 야채, 각종 재료를 충주에서 재배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이곳만의 '초정공법'이라는 특별한 방식으로 두부를 만들고 있다.
두부를 만들 때 정수된 동해 바닷물을 사용해 응고시킨 두부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바닷물을 이용했기 때문에 따로 간을 맞출 필요도 없고 두부의 맛이 더욱 진해진 다는 것이 이곳만의 노하우다.
표면이 매끈하고 식감이 미끌거리는 여느 순두부와는 달리 몽글몽글한 감촉이 새로운 순두부를 사용해 특별한 순두부찌개를 선보이고 있다.
얼큰한 맛의 순두부찌개뿐만 아니라 순하고 부드러운 맑은 순두부찌개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신선한 굴과 순두부를 넣어 순하게 끓인 굴순두부찌개는 부담 없이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는 메뉴 중 하나. 또한 된장찌개에 순두부를 넣은 된장 순두부찌개, 황태 순두부찌개 등 순두부와 어울리는 다양한 찌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콩을 아끼지 않고 만든 두부의 모든 요리가 두리원손두부에 있다.
info
메뉴 : 굴순두부 7000원, 순두부전골 8000원, 황태순두부 7000원, 두리원보쌈 3만원
영업시간 : 11:00~22:00 주소 :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8-31
찾아가는 길 : 상수역 1번 출구에서 220m 송정내길 우회전, 80m 우회전, 30m 왼쪽 문의 : 333-1009
▶낫또
미타니야
한국에 청국장이 있다면 일본에는 낫또가 있다. 콩이 발효되면서 나는 특유의 냄새는 비슷하지만 먹는 방법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일본의 낫또는 콩을 볏짚 속에 넣고 발효시켜 별다른 조리 없이 그대로 먹는다. 젓가락으로 발효된 콩을 휙휙 저으면 더욱 끈적하게 늘어나게 된다. 간장과 와사비로 간을 한 후 밥에 얹어 훌훌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낫또는 얼마 전부터 한국에서도 저칼로리, 고단백 건강음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낫또를 처음 한국에 선보인 것이 바로 미타니야다.
10여 년 전 일본인 미타니씨가 한국에서 사는 일본인들을 위해 일본 가정식 요리를 선보이면서 점차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그중 참치와 낫또를 올린 마구로덮밥은 일본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낫또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낫또에 유일하게 없는 영양소인 비타민을 참치로 보충하고 이 두 재료 맛의 궁합도 좋다. 또한 미묘하게 느끼할 수 있는 낫또에 파를 함께 넣어 먹으면 더욱 영양 밸런스가 훌륭해 진다.
info
메뉴 : 낫또 5000원, 이까낫또 1만원, 마구로낫또 1만4000원, 오색낫또 1만5000원
영업시간 : 11:30~22:00
주소 :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동 1-1 나진전자월드 14동 지하1층
찾아가는 길 : 지하철 용산전자상가 사거리 국민은행 건물 지하
문의 : 701-2262
▶콩국수
양푼이국수
양푼이 국수는 여름 별미 콩국수를 사계절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하얗고 뽀얀 일반적인 콩국수가 아니라 검은 콩으로 만든 콩국수를 만드는 곳으로 그 진한 맛과 걸쭉함이 콩국수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세를 탔다. 검은 콩을 25분 정도 푹 삶는데 불 옆에 꼭 붙어서 세심한 불조절을 해주는 정성이 필요하다. 이렇게 끓인 콩을 부드럽게 갈아 100% 콩으로만 된 엑기스를 만들어 낸다. 콩을 갈 때 콩과 함께 끓인 물을 넣고 갈기 때문에 맛이 더욱 진해진다. 냉장에서 몇 시간의 숙성시간을 거친 후 도톰한 칼국수 면과 콩국물을 함께 듬뿍 담으면 완성이다.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만큼 엄청난 양을 자랑하며 두유보다 더욱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 콩국수를 잘 먹지 않는 젊은 세대들도 즐겨 찾게 만들만큼 검은콩으로 만든 칼국수는 매력적이다. 콩국물을 만들기 위해 하루 종일 수고를 아끼지 않기 때문에 손님들이 콩국물을 남기면 포장해주기도 한다. 우유나 두유 대용으로 마시기에도 충분히 맛있고 든든하기 때문이다.
info
메뉴 : 검은콩국수 6000원, 고기만두 칼국수 4800원, 수육 비빔국수 4900원, 바지락칼국수 4400원
영업시간 : 08:00~11:00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2-33
찾아가는 길 : 신촌 명물거리의 노리타 다음 골목 문의 : 36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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